[이진수 변호사] 미국 비자와 Milepost

[이진수 변호사] 미국 비자와 Milepost

아래 사진을 보셨으니 미국에서 조금이라도 지내신 분이라면 마일 포스트(milepost) 가 무엇일지 아마 짐작하시겠지요. 동서로 횡단하려면 한번 들어간 고속도로를 3천마일 달릴 수도 있는 미국입니다. 좌우로 광활한 평야가 펼쳐진 고속도로를 석양을 보며 핸들 한번 꺾지 않고 10분 넘게 달리다 차가 갑자기 멈춰 버렸다고 상상해 봅시다. 하늘은 어두워지는데 설상가상으로 어린 아이는 울기 시작합니다. 난감함에 토잉카를 불러서 견인을 하려 해도 처음 지나가는 고속도로에 어디쯤 내가 있는지 어떻게 설명할까요.

이때 Milepost를 찾아 그걸 불러주면 알아서 찾아옵니다. 1마일마다 세워진 탓에 토잉트럭 기사님이 내 차가 얼만큼 멀리 있는지, 그리고 언제쯤 올지를 Milepost 기준으로 대략적으로 말해줄 수도 있습니다. 
처음으로 미국에 나가야 합니다. 물론 비자를 받아야 하겠지요. 빡빡하다는 대사관 인터뷰도 걱정되고 어디서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겠지요. 그렇다면 비자 신청자의 Milepost 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미국대사관 인터뷰 날짜일 듯 합니다. 이 날짜를 알아야 이삿짐 센터에 연락을 언제 할지, 미국 현지집을 언제부터 렌트할지, 아이들 학교와 미국지사의 업무 및 미팅 스케줄을 어떻게 잡을지를 결정할 수 있겠지요.
 
현재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미 국무부는 각종 비자 인터뷰 스케줄이 매우 지연됨을 공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단 대한민국 소재 미대사관의 문제만이 아닌 전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미국에 들어오고 싶은 분들의 비자인터뷰 대기기간은 평균 100일 이상이 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는 200일,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은 220일, 스페인 마드리드는 124일이고, 한국 서울의 미국대사관도 3~4 개월 이상 인터뷰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컨대 E-2 비자의 경우는 최근 5개월 정도 뒤로 인터뷰가 잡힙니다.
 
그러면 이러한 Milepost 가 알려진 시대에 비자신청자들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우선 한국 모회사가 미국 지사에 인력 배정 플랜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이민법 전문가와 상담해 미리 보강 자료 및 회계 자료 등을 준비해 최대한 지연 요소를 없애야 합니다.
 
또한 비자 인터뷰 일정이 잡혔다고 하더라도 수시로 국무부 홈페이지를 접속하여 항상 주시하는 것도 좋습니다. 타인의 스케줄 취소로 인한 공석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E-2 인터뷰일정이 잡힌 후, 미대사관은 긴급상황 인터뷰 (expedited/emergency appointment)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지사의 상황이 급박한 경우에 한하며, 단지 지연 기간이 길다던지, 지사의 한국발 인력수급문제로 긴급상황 인터뷰를 신청한 경우는 거절됩니다. 마지막으로 미 대사관에서 직권으로 인터뷰 일정이 수정될 수도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지연에 대비한 플랜 B 를 준비하시는 것도 현명한 판단일 듯 합니다.

현재 미국은 급등하는 석유 및 식품가격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의 인력난이 가속화 하면서, 기업들이 기존 인력을 붙잡고 신규 인력을 고용하기 위해 임금 인상 등 인센티브 제공에 적극적인 상황입니다. 미 진출을 위한 지사를 설립하고, 미국 시장 개척을 위해 끝없는 길을 부단히 달리고 있는 우리의 프런티어 기업들이 이런 인력난을 잘 극복하여 승승장구 하길 기원합니다

이진수 변호사 (법무법인 미래,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