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핫라인]-폭력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상담

[김성경KAN-WIN  젠더 폭력 상담가]

폭력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상담

미 연방정부의 법무부는 가정폭력을 한 파트너가 권력과 통제를 행사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련의 학대행위를 총칭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가정폭력은 물리적, 성적, 정서적, 경제적, 심리적 학대 행위 및 협박, 혹은 강제적인 행동입니다. 때리고, 겁을 주고, 속이고, 모욕감을 주고, 고립시키고, 협박하고, 비난하고, 상처주는 행위를 포함합니다.

가정폭력 사례를 보면, 가해자는 공감능력이 없고, 반대로 피해자는 공감능력이 풍부한 경우가 많습니다. 가해자는 자신이 괴롭히는 배우자가 자기 때문에 얼마나 고통을 받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반대로 피해자는 가해자의 내면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가해자가 왜 그렇게 폭력적으로 행동할 수 밖에 없는지, 그가 얼마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는지, 그가 왜 가까운 가족에게만 화풀이를 하는지 너무나 잘 이해하고 안쓰러워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상담센터를 찾고, 폭력에 대한 상담을 받으면서 배우자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혹은 가해자가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고 자신을 깎아 내리는 말을 하면, 자신도 모르게 자존감이 낮아지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요즘 많이 사용하는 말 중에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스라이팅은 1944년 개봉한 영화 <가스등 (Gaslight)>에서 유래한 것으로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든 후 타인을 통제하는 심리적 지배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영화에서 남편은 부인을 속이려고 가스등의 밝기를 조절하며 부인을 정신이 불안정한 사람으로 몰고 가는데, 부인은 스스로의 판단을  믿지 못하고 남편의 말을 믿게 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현실에서도 너는 형편 없어, 너는 나랑 결혼 안 했으면 형편없이 살았을 거야, 고마운 줄 알아, 내가 원래 폭력적이지 않았는데, 니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어, 너한테 문제가 있어… 이런 말을 여러 해 동안 반복적으로 듣고 나면, 자기도 모르게 그런 비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피해자는 나를 변화시켜서, 가해자가 비난하는 것을 고쳐서, 가해자를 만족스럽게 만들고 상황을 바꾸어 보려는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가해자는 대개 공감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고 권력과 통제를 원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결국 다른 구실을 찾아 또 다른 것을 비난하게 됩니다. 가해자의 마음에 들려는 노력은 늘 또 다른 비난으로 되돌아 옵니다. 그리고 가해자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하지 않을 때 돌아오는 것은 폭언과, 욕설, 혹은 폭행인 경우가 많습니다.

물리적 폭력은 가시적으로 드러나지만, 폭언과 욕설을 수반하는 감정적, 언어적 폭력은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물리적 폭력은 병원에서 치료 받을 수도 있고, 경찰에 신고하여 법의 보호를 받을 수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적 폭력을 설명하고 도움을 받기는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해자가 가족의 일원인 가정폭력의 경우, 가정 밖으로 알려지는 것이 사회적으로 난처한 상황을 만든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도움을 청하기 어렵고 적절한 도움이나 설명을 해 주는 사람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정폭력 상담은 가정폭력에 대한 교육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정폭력에 대한 교육은 가해자들의 특징, 가정폭력의 패턴, 가정폭력의 정의 등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많은 분들이 자신의 가해자가 다른 가해자들과 매우 유사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놀랍니다. 그리고 다른 피해자들도 자신과 유사한 가해자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겪은 상황이 실은 이 사회에서 많은 여성들이 빈번하게 겪고 있으나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캔윈 (KANWIN)의 상담사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적 폭력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효과를 잘 알고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물리적, 감정적 폭력에 대응해서 자신과 자녀들을 어떻게 안전하게 지켜야 하는 방법을 함께 모색하게 됩니다. 가정폭력 상담에서 가장 먼저 전달하는 것은 당신이 겪은 폭력은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저희 기관은 비밀보장의 의무가 있으며, 그래서 이 공간은 당신에게 안전한 공간입니다.’라는 두 가지 메시지입니다.  그리고 상담을 통해서 캔윈 (KANWIN)은 피해자와 함께 어떻게 자신과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킬 것인가를  찾고, 그 길을 함께 열어갑니다.

(상담 문의: 24시간 핫라인773-583-0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