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민 종교칼럼] 한 때 무신론자의 신앙고백

루 월리스(Lew Wallace)의 불후의 명작 벤허(Ben-Hur)라는 소설은 1880년 초판 이래 수백만부가 출간된 고전 베스트셀러입니다. 이 소설의 본래 부제는 '그리스도의 이야기'(A Tale of the Christ)로 되어 있습니다. 월리스는 본래 무신론자였으나 벤허를 통해 참된 크리스천으로서의 자신의 신앙을 당당히 드러내기를 원했습니다. 그는 7살에 어머니를 잃고 많은 불행을 겪으며 성장하여 19세기에 장군, 변호사, 정치가 그리고 작가로 활동한 인물입니다.

한 때 그는 기독교 신앙을 반박하려 애썼습니다. 그러나 그는 무분별한 무신론자는 아니었습니다. 보다 확실한 무신론자가 되려면 성경에 대한 지식을 더 정확히 알아야겠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그는 심혈을 기울여 성경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전 성경통독을 마치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 그는 이미 새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진리라는 확신과 그리스도의 탄생과 생애를 통하여 구약 예언자들의 모든 예언들이 정확히 모두 성취된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마침내 그리스도는 거룩하신 하나님께로부터 친히 보내심을 받은 유일한 우리 인류의 구세주이시며 그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영원히 살아계신 참된 분이심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곧 그는 붓을 들어 벤허라는 소설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의 새로운 주인이 되심과 나아가 우리 온 인류의 구세주요 최종 승리자와 영광이 되신다는 자신의 신앙을 영감적으로 벤허 속에 온전히 투영시키려 애썼습니다. 그리고 소설 마지막을 이 같은 글로 마치고 있습니다.

"만일 나의 독자들 중에 로마를 방문할 경우, 산 세바스티아노(San Sebastiano)의 카타콤 지하 동굴을 직접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벤허의 운명이 어떠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행운과 또한 그에 대한 감사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남겨진 방대한 무덤들을 통해 로마 황제들을 이기고 마침내 기독교가 승리자로 탄생하게 된 사실을 비로소 깨닫게 될 것입니다."

영화 속에서 카타콤 지하 동굴 속으로 피신한 핍박받는 그리스도인들을 체포하는 대신 그들을 방문하여 위로하며 보호하려 애쓰는 한 로마 장교에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그가 바로 자신도 같은 크리스천으로 고난 받기를 원했던 벤허였습니다.

2002년 우리 부부는 2주간 로마여행에서 로마 시외지역에 위치한 카타콤을 찾아 미로 같은 동굴 속에 끝없이 연결된 작은 방들과 그 벽에 여전히 남겨진 옛 성도들의 자취들을 생생하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벤허 자신의 발길도 남겨진 같은 동굴일지도 모릅니다.

극심한 로마 황제들의 무자비한 핍박 속에서도 굴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선한 싸움을 싸우며 수 없이 피 흘린 앞서간 성도들의 이야기가 모두 진실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성경을 통해 생생하게 보게 됩니다.

"(옛 성도)들은 믿음으로... 조롱과 채찍뿐만 아니라 결박과 옥에 갇히는 시련도 받았으며, 돌로 치는 것과, 톱으로 몸을 켜는 시험과, 칼로 죽임을 당하고, 양과 염소의 가죽 속에서 죽어가며, 또 유리하며 궁핍과 환난과 학대를 받았으나 이런 사람들은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느니라. 그들은 광야와 산과 동굴과 토굴(카타콤)에 유리 하였느니라."( 11:35-38)

화려했던 로마시가지의 옛 궁전 터는 이제 모두가 폐허로 변하고 크리스천들을 그토록 박해하고 말살하려 했던 팍스 로마나(Pax Romana)의 주인공 로마 황제들 역시 먼 역사 속으로 영원히 사라졌지만 기독교는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다니엘은 바벨론 통치자 느브갓네살의 꿈의 계시에서 거대한 한 신상의 철과 진흙으로 섞인 발을 넷째의 나라 로마의 상징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홀연히 한 돌이 날아와 철과 진흙으로 섞인 그 신상의 발을 산산이 부서뜨릴 것을 예언합니다( 2:45). 그 후 영원히 망하지 아니할 한 나라를 그가 반드시 세울 것을 말씀합니다. 엣 성도들이 바라던 영원한 나라도 바로 동일한 나라였으며 그들은 그 같은 소망을 바라보고 자신들의 부르심에 기꺼이 순종하며 믿음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성경 기록입니다.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장래의 유업으로 받을 땅에 나갈 때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갔으며... 동일한 약속을 유업으로 함께 받은 이삭과 야곱과 더불어 장막(텐트)에 거하였으니 이는 그가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을 바랐음이니라."( 11:8-10) 우리말의 ''은 영역에서는 '나라' 혹은 '도시'(city) '새 예루살렘 성'을 상징합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마침내 그 나라에 들어가는 날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씻기시며, 다시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 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 갔음이러라."( 21:4) 약속합니다. 또한 사랑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을 친히 뵙게 될 것입니다. 근대 찬송음악가 찰스 게브리엘(Charles H. Gabriel)의 다음과 같은 찬송을 상기시켜 줍니다.

   고생과 수고 다 지난 간 후, 예비한 그 집에 편히 쉴 때,

   주님의 곁에서 경배하며, 영원한 영광을 누리리라.

   영광일세 영광일세 내가 누릴 영광일세!

   은혜로 주 얼굴 뵈옵는 것 놀라운 영광 내 영광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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