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리주, 논란 속 사형 집행 강행

흑인 사형수 마르셀러스 윌리엄스 사형 집행

미주리주에서 올해 세 번째 사형 집행

미주리주에서 1998년 주거침입 강도 및 살인 혐의로 사형 판결을 받은 마르셀러스 윌리엄스(55)에 대한 사형이 24일 밤(화) 집행됐다. 피해자 가족 및 검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형이 집행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윌리엄스는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교외에서 주거침입 강도 행각 중 집주인 리샤 게일을 칼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 초기부터 변호사들은 배심원 선정 및 증거물 처리에 의문을 제기했으나, 윌리엄스는 사형 판결을 받았다. 이후 피해자 가족들은 윌리엄스의 형량이 가석방 불허 종신형으로 감형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해왔다.

사형 집행 당시, 윌리엄스는 옆에 있던 정신적 조언자와 마지막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독극물 주사가 투여된 후, 그는 흰 시트 아래에서 발을 꿈틀거리며 머리를 움직였고, 정신적 조언자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잠시 후 윌리엄스의 가슴이 몇 번 크게 들썩이더니, 더 이상의 움직임은 없었다.

윌리엄스의 아들과 두 변호사는 다른 방에서 이를 지켜보았다. 희생자 가족 중에서는 참관자가 없었다. 주 교정국은 윌리엄스가 사형 집행 전 쓴 "모든 상황에서도 알라에게 찬양을!!!"이라는 성명을 공개했다.

미주리 주지사인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파슨은 "이번 집행으로 게일 부인의 가족들을 거듭 희생시키면서 수십 년 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사건에 종지부를 찍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국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는 "오늘 밤 미주리는 또 한 명의 무고한 흑인을 린치했다"는 성명을 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윌리엄스는 이번까지 총 3번의 사형 집행 위기에 처했으며, 2015년과 2017년에는 마지막 순간에 집행이 연기되었으나 이번에는 연기가 허용되지 않았다. 이틀 전, 주지사와 주 대법원은 잇따라 윌리엄스의 상고를 기각했으며, 연방 대법원은 집행 몇 시간 전 성명으로 개입 거부를 명확히 했다.

앞서 지난달, 피살자 게일의 유족들은 사건 담당의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검찰 당국과 윌리엄스 변호사 간에 이뤄진 '종신형 감형' 합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주리주의 검찰총장이 반대했고, 주 대법원은 그 반대를 바탕으로 해당 합의를 무효화했다.

이번 사건에서 특히 논란이 되었던 부분은 DNA 증거에 대한 의문이었다. 사건 초기,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검찰청의 기소 검사 웨슬리 벨은 윌리엄스의 유죄 판결에 대한 재검토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8월 21일 청문회 수일 전, 새로운 DNA 테스트 결과 범행에 사용된 칼에서 나온 DNA가 최초 증거물 처리 당시 글러브를 착용하지 않은 검찰청 직원의 것으로 판명되었다. 이로 인해 새로운 용의자를 찾아야 할 상황이 되었고, '중서부 무고 프로젝트'의 변호사들은 검찰청과 피고인의 가석방 불허 종신형 감형을 전제로 하는 타협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피해자 유족이 지지했던 이 합의안은 주 검찰총장과 주지사, 주 대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윌리엄스는 사형 집행된 것이다.

흑인인 윌리엄스는 미주리주에서 올해 사형이 집행된 세 번째 사형수이며, 이 주에서 사형이 부활된 1989년 이후 100번째 사형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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