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EW's Travel] 2차세계대전 때 일본시민들 강제 수용한 민자나르 수용소 (175부)

웅장한 시에라네바다산맥! 3천미터 고봉들이 계속 이어져 있는 미서부 태백산맥이다. 이렇게 끝없이 이어진 산맥은 어디에서 보던 마치 큰 바위 얼굴 연속이다. 이 산맥이 더욱 유명세 탄 것은 초입 지나자마자 시작되는 약 130키로의 시에라네바다 관광도로 (Scenic Route)다. 1989년 완공되면서 탄생한 395번 도로 남쪽에서 북쪽 향해 달리다 보면 길 왼쪽으로는 일 년 내내 눈 덮인 장엄한 병풍같은 태산 준령이 이어진다. 그리고 길 오른편으로는 우주의 이름 모를 어떤 행성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나무 하나 없는 태고의 민낮 같은 황량한 들판이다. 이 지역 중에서도 쎄찬 바람이 산맥 계곡에서부터 강하게 불어 내려 오는 오웬스벨리 (Owens Valley) 도착하면 길가에 작은 안내판이 초라하게 보인다. 이름하여 Manzanar National Historic Place (만자나르 국립사적지)다. 운전중 신경 안쓰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모두들 태산준령에 반해 산 밑에 있는 시컴한 건물 몇 동은 신경조차 안 쓴다. 그런데 이곳이 바로 아무 죄 없는 일본인 일반 미국시민들이 전쟁의 가해자로 매도되어 2차 세계대전시 이유없이 이곳으로 끌려와 고초를 겪은 장소다.

미국정부에 의해 재미 일본인들을 간첩이나 산업스파이로 몰아 감금한 수용소 현장이다. 거의 만명이나 되는 켈리포니아 거주 재미 일본 민간인들을 강제 수용한 켐프이었지만 지금은 황량한 들판 그대로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을씨년스럽다. 1941년 12월7일 지금부터 약 80년 전으로 타임머신 타고 돌아가야 이 땅에서 벌어진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선전포고 없이 미국을 공격한 일본군에 의해 진주만이 쑥대밭이 되면서 무려 2천4백명이나 전사한 미국의 치욕적인 전쟁역사였지만 결론적으로 보면, 이 공격으로 인해 일본은 결국 훗날 패전국으로 몰락한다.

암튼 미국이 불의의 공격을 당한 그 다음해 당시 미서부사령관 존 드윗은 ‘미국에서 태어난 일본인들이라 하더라도 이들이 미국에 살면서 모든 것은 미국화 될지 몰라도 이들 일본인들 사상은 변화지 않는다’ 이고 주장하고 이곳 사막으로 끌어다가 놓은 것이다. 민주당 출신으로 미국 역사상 유일무일한 4선 대통령이며 대공항을 극복하기 위해 뉴딜정책을 강력하게 이끈 미국 32대 루즈벨트 대통령 (1933-1945)은 일본이 아무런 선전포고 없이 진주만을 공격하여 엄청난 인명피해를 입히자, 의회와 군부 강경파 의견들을 무시 할 수 없었다. 대통령은 곧 이어 행정명령을 발동해서 미국내 11만명 일본인들을 십여군데 수용소로 분산해서 모두 구금시키고 이곳 오웬스 벨리 수용소에도 켈리포니아 거주 일본인들을 강제로 수용되게 된다. 그런데 미국에서 태어나 일본말을 못 하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든 일본계 미국 시민권들까지 포함되어 훗날 문제가 된다.

이들 민간인들은 당시 이곳에서 자급자족 시스템으로 수용소를 운영했다. 그러나 여름에는 엄청난 사막의 더위와 싸워야 했으며 겨울에는 그 매서운 오렌스계곡에서 불어 내려오는 한파와 싸워야 했을 것이다. 거의 80년 전 일이지만, 한국인들 눈에는 그리 슬퍼할 수용소로 보이지 않는다. 이들이 우리를 가두어 둔 지난 36년 간 말 못할 고통 당했을 우리 선조들 생각도 교차되기 때문이다. 이곳 수용소 자리에 그리 오래 머물고 싶지 않는 이유는 그런 불편한 만감이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Andrew Kim은 여행 및 사진작가로서 미국 전 지역에서 활동 중이며, 라스베가스 한국문화센터에서 미서부여행 소개와 안내도 한다. 대표 저서로는 ‘인생은 짧고 미국은 넓다’ 등이 있다. (투어문의: 714.625.5957 / 유튜브방송운영: HiAmerica)